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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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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4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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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출근준비를 위해 이불 속에서 몸을 뒤척이며 일어나려던 참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낯익은 냄새가 흘러들어왔습니다. 캠핑장에서 맡았던 장작 타는 냄새 같기도 하고, 가을 산속 어디쯤에서 피어오르는 연기 냄새 같기도 한, 그런 은은한 향이었습니다. 창문 틈으로 스며든 찬 공기와 함께 들어온 그 냄새에 문득 멈춰 섰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향기라는 것이 참 묘하다고. 어떤 냄새는 우리를 특정한 순간으로, 특정한 사람에게로 데려가버리니까요. 그러고 보니 언제부턴가, 아내만의 향이 참 좋아졌습니다. 향수가 아닌, 그 사람 고유의 체취 같은 것 말이에요. 집에서 편하게 입고 있는 원피스에서 나는 그 특유의 향도 좋고, 심지어 술자리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 풍기는 술 냄새조차 귀엽게 느껴집니다. 어제도 팔베개를 해주다가 문득 깨달았습니다. 어느새 아내의 머리 냄새를 맡고 있는 제 모습을요. 마치 가을이 오면 어디선가 가을 냄새가 나는 것처럼, 아내의 향은 이제 제게 그런 계절 같은 존재가 되어버렸나 봅니다. 이 향에 완전히 물들어버린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부부란 어쩌면 낙엽처럼 서로에게 물드는 존재가 아닐까요. 계절이 바뀌듯 자연스럽게,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 서로의 색을 닮아가는.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이미 이렇게 되어버린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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