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지 않는것을 들으면 왜 눈물이 날까
밤 12시. 아이들 재우고 설거지 끝내고 나서야 내 시간이 생긴다. 이어폰을 꽂고 그 노래를 틀었다. '변하지 않는 것'.
피아노 선율이 시작되자마자 목이 메어온다. 별것도 아닌데.
이 애니를 본건 아마도 서른 살이었다. IT계열로 회사를 다니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그때는 주인공들이 어려 보였는데, 지금 보면 내 아이랑 비슷하다. 벌써 18년이나 지났다.
요즘 큰아이가 그 애니메이션을 보더라. 내가 예전에 봤던 거라고 했더니 신기해했다. 아빠도 애니메이션을 보냐고. 그럼 너희들처럼 봤지.
아이가 보는 걸 옆에서 같이 봤다. 똑같은 장면인데 예전과는 다르게 보인다. 미래에서 기다리겠다고 약속하는 장면에서, 괜히 마음이 짠하다.
변하지 않는 게 어디 있나. 나도 변했고 아내도 변했다. 사랑하는 마음은 똑같지만 표현하는 방식이 달라졌다. 예전엔 손도 자주 잡고 그랬는데 ㅎㅎ
다행이 아직도 스킨십은 크게변하지 않았네.
그런데 이 노래는 정말 변하지 않았다. 2007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그래서 울리나 보다. 모든 게 변하는 와중에 이것만 그대로니까.
아이가 잠들기 전에 물어봤다. 아빠는 왜 가끔 애니메이션 보면서 우냐고.
몰라, 그냥 울려져서.
그게 정답인 것 같다. 이유를 찾으려 하면 복잡해지고, 그냥 울고 싶을 때가 있다.
내일은 그래도 행복한 토요일이다. 변하지 않는 일상의 주말. 나쁘지 않다.
#변하지않는것 #시간을달리는소녀
https://youtu.be/W009qaWkPfo?si=OjLdwbtCnnUOwwf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