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쓰는 지금도 옆자리에서 딸깍딸깍 기계식 키보드 소리가 폭포수처럼 쏟아지고 있습니다.
아놔..미쳐...
처음엔 정말 용서가 안 됐어요. 귀에 꽂은 이어폰 볼륨을 최대로 올려도 "딸깍딸깍" 소리는 제 뇌를 파고들었죠.
거기에 가끔씩 들리는 중얼거림... "이건 말이 안 되는데..." "아, 뭐지?" 같은 혼잣말들.중간중간에 들리는 노래소리 ㅎㅎㅎ
동물원에서만 들을 수 있을 법한 소리들이 사무실에서 들리다니요.
그뿐만이 아니죠. 매일 아침 냄새나는 음식을 자리에서 먹고 하..쩝쩝 츄릅츄릅 ㅠㅠㅠ
회사 규정상 자리 변경도 안 되고... 헤드셋은 이미 노캔으로 바꿨는데도 소용없고... 저는 마침내 포기했습니다.
"아, 그냥 내 옆자리엔 원숭이가 있다고 생각하자."
그 순간, 모든 게 명확해졌어요.
원숭이는 키보드를 두드리면서 소리를 낼 수 있고, 중얼거릴 수도 있으며, 가끔 이상한 행동을 해도... 그냥 원숭이니까 그런 거죠!
이제 저는 매일 아침 출근해서 옆자리 원숭이에게 "잘 잤어?" 하고 인사하고, 퇴근할 때는 "내일 봐~" 하고 인사합니다. 물론 마음속으로만요.
귀찮은 일이 생겼을 때도 "아, 원숭이 옆자리에 있으니 어쩔 수 없지~" 하고 넘깁니다.
몇번 따로 말도 해봤는데... 바뀌지를 않네요.
결국 제가 바뀌는 수밖에 흠.....
그런데 자꾸 이렇게 생각하니 진짜 원숭이로 보여요 ㅋㅋㅋㅋ